인생의 아마추어들이 바둑에 목숨을 걸다_조동인,김뢰하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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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andy 작성일24-08-02 06:07 조회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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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설바둑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시조 역사에는 커다란 발전이 있었습니다이때에 직업적으로 시를 짓는 전문 가인歌人이 나타나고 이전 까지의 작품들을 집대성한 가집歌集이 만들어 지기 시작 한것입니다숙종, 영조 대의 가인으로 김천택 과 김수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이들은 자신들도 수많은 시조를 써냈지만 이전 부터 지어진 시조들을 모아 각각 '청구영언靑邱永言' 과 '해동가요海東歌謠'라는 시조집으로 엮어냈습니다중인 계층으로 젊은 시절 잠시 미관말직을 지내다가 후에는 평생 노래를 지으며 지냈다는김천택의 시조 중 잘 알려진 두 편을 소개합니다129.강산 좋은 경景을 힘센 이 다툴 양이면내 힘과 내 분分으로 어이하여 사설바둑이 얻을소냐진실로 금할 이 없을 싀 나도 두고 노니노라(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힘센 사람들이 자기 것이라 다툰다면약한 내 힘과 내 분수로 어떻게 얻을 수 있겠는가진실로 이 구경 을 못하게 막는 사람이 없으니 나도 오래 두고 여기서 놀아 보겠다)130.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가노라 쉬지 말라부디 끊지 말고 촌음을 아껴스라가다가 중지곧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잘 간다고 달리지 말고 못 간다고 쉬지 마라부디 끊지 말고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아껴서 써라가다가 중지하면 가지않은 것만 못하느니라)다음은 김수장의 작품을 소개합니다기성(병조)의 서리書吏였던 그는 사설바둑이 조선 3대 시조집의 하나인 '해동가요'를 편찬했고 80세가 넘도록 이 책을 계속 수정 보완 했으며 후배 양성에도 힘썼다고 합니다자신이 시조 작가로서 후대에 남긴 작품이 130여편이나 된다고 하네요131.초암草庵이 적료寂廖한데 벗 없이 혼자 앉아평조平調 한 잎에 백운이 절로 존다어느 뉘 이 좋은 뜻을 알리 있다 하리요(초가로 지은 암자가 고요한데 찾아오는 벗 없이 홀로 앉아서평조의 노래 한 수를 읊으니 흰 구름이 졸고 있는 것 같구나어느 누가 이렇듯 행복한 삶을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하리오)132.환욕宦慾에 취한 분네 앞 길을 생각하소옷 사설바둑이 벗은 어린아이 양지 곁만 여겼다가서산에 해 넘어 가거든 어찌하자 하더라(벼슬 욕심에 가득 차 있는 사람이여 앞 길 생각하소옷 벗은 어린아이가 따뜻한 양지만 있다고 생각하다가서산에 해 넘어 가거든 어찌할까 합디다)김수장의 작품 중에는 사설시조도 많이있습니다사설 시조는 3장6구의 시조 형식에서 두 구 이상 길어지는 변형 시조인데시조가 길어져도 종장의 첫 음보는 세 자로 써야 하는 시조의 기본 원칙은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조선 후기에 평민 작가들에 의해 많이 쓰여졌다고하는데다음은 김수장 의 사설 시조도 보겠습니다133.바독이 검동이 청삽사리 중에 조 노랑 암캐 사설바둑이 갓치 얄밉고 잣믜오랴믜온 임 오게 되면 꼬리를 회회 치며 반겨 내닷고 고은 임 오게 되면 두 발 벗띄듸고 코쌀을 찡그리며 무르락 나오락 캉캉 즛는 요 노랑 암캐잇틋날 문 밧긔 개 사옵새 웨는 장사 가거드란 찬찬 동혀 내야 쥬리랴(바둑이 검둥이 청삽사리 중에 저 노랑 암캐 같이 얄밉고 미우랴미운 임 오면 꼬리를 회회 치며 반겨 내닫고 고운 임 오면 두 발 을 뻗디디고 콧살을 찡그리며 물 것처럼 캉캉 짖는 요 노랑 암캐이튿날 문 밖에 개 사겠다고 사설바둑이 외치는 장사 지나가면 묶어서 내주리라이 무렵의 시조 시인 중에는 하급 출신이 많았다고 합니다그 중에 한 사람인 박문욱의 작품을 소개합니다134.알고 늙엇는가 모르고 늙엇노라주색에 잠겻거든 늙은 줄 어니 알리긔밋해 백발이 흣날니니 그를 슬허 하노라(알고 늙었는가 늙는 줄 모르고 어느새 늙었노라늘 술에 빠져 있었으니 늙은 줄 어이 알았으리귀밑에 백발이 흩날리니 그를 슬 퍼하노라)본명도, 나고 죽은 해도 알 수 없는 송계연월옹 이라는 사람은'고금가곡古今개曲이라는 가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이 책에는 시조 305수 와 중국의 노래, 우리 나라 가사들도 실려 있다고 하네요송계연월옹은 사설바둑이 이 책에 자신의 시조 열네 수도 실었다고 하는데 나라에 온혜를 갚겠다거나 나라 일을 걱정 하는것으로 볼때 아마 벼슬을 한 사람이 아닌가 짐작해봅니다135.거믄고 타쟈하니 손이 알파 어렵거늘북창송음北窓松陰의 줄을 언져 거러두고바람의 제우난 소뢰 이거시야 듯기됴타(거문고를 타려 하니 손이 아파서 어렵기에북쪽 창밖에 있는 소나무에 줄을 얹어 걸어 뒀는데바람이 불어와 거문고가 스스로 소리를 내니 이 소리가 정말 듣기 좋구나)136.칠십의 책을 써서 몃 해를 보쟈말고어와 망녕이야 남이 일졍 우을노다그려도 팔십이나 살면 오래 볼 법 잇나니(칠십 세에 책을 써서 몇년이나 사설바둑이 볼 수 있을까아이구 망녕이구나 남들이 웃을 일이로다그래도 팔십 세를 살면 10년 동안이나 볼 수 있을 텐데 어떠냐)이 시조로 미루어 볼 때 그는 70세가 지나서 고금가곡을 만든것 같은데그의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은 10년이 아닌 100년을 넘게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으니 인생은 짧지만 예술은 길다~ ㅎ 책의 수명도 아주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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